“독에 넣을 때 두세 포기씩 위생비닐에 싸서 차곡차곡 넣고 돌로 눌러 놓는다.” “김장배추를 넣은 김칫독을 상자에 넣고 왕겨를 채워 넣은 뒤 집안에서 가장 추운 곳에 보관한다.”
1980년대 이후 주거문화가 아파트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맘 때 주부들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김장김치 보관이었다. 김장김치 보관 비법들이 일간지 문화면을 장식할 정도였다. 김치냉장고가 등장하면서 이런 걱정은 깨끗이 해결됐다. 올해는 김치냉장고가 태어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1995년 최초의 김치냉장고 ‘딤채’가 등장했다. 이후 김치냉장고는 90년대 후반 주부들이 갖고 싶은 가전제품 순위에서 늘 1위를 자지했다. 2002년 한해 180만대 이상 판매되며 최고 성수기를 이뤘고, 단일 품목으로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
김치 냉장고와 일반 냉장고는 어떻게 다를까? 대유위니아 김치연구소 전종인 소장은 1일 “일반냉장고는 서양의 건조 음식 보관에 맞춰 냉기를 순환시키는 간접냉각방식인 데 비해 김치냉장고는 김치 저장실 자체를 냉각시키는 ‘직접냉각방식’을 채택해 우리나라 전통 김장독의 김치 숙성 및 보관 원리를 구현한 제품이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땅속에 묻힌 김장독은 냉기 유입을 차단하고, 외부 공기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김장독 내 온도를 0도에서 영하 1도 사이에서 유지해 맛을 지켜냈다.
보급률 90%를 넘긴 김치냉장고는 이제 냉장고의 세컨드 가전에서 탈피해 가격이나 기능면에서 독립된 가전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발전을 거듭해 김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선 식품을 냉장고보다 훨씬 싱싱하게 보관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올겨울에도 다양한 신제품들이 나와 있다. LG전자의 ‘2015년형 디오스 김치톡톡’은 김치 맛 유지력을, 삼성의 ‘지펠아삭 M9000’은 정온 유지력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유위니아의 ‘2015년형 딤채’(사진)의 헬스케어 발효과학이다. 정밀한 온도제어 기술을 탑재한 2015년형 딤채는 몸에 좋은 김치 유산균과 비타민C, 그리고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오르니틴 생성을 촉진한 딤채만의 ‘바이탈 발효과학’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위암세포 사멸률을 생김치 대비 3배 이상 향상시키는 숙성기술을 전 모델에 적용했다. 또 멀티형 5룸 독립공간을 갖추고 있다. 스탠드형의 상단에는 독립 공간으로 신선한 식품을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고메 스페이스’를 갖췄다. 세균 번식을 막는 공간인 고메 스페이스에는 육류·생선 등 냉동식품을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빠르게 냉·해동시켜 본연의 맛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는 고메 트레이도 장착돼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김치냉장고 20돌… ‘헬스케어 발효과학’까지 등장
입력 2014-12-02 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