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 장신대 교수)는 29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기독교학교의 미래전망’을 주제로 제9회 학술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는 기독교학교가 위기에 처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기독교교육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교육의 질을 개선하며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독교학교의 미래를 분석한 박상진 교수는 “국가의 공교육 강화 정책 때문에 사립학교가 자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학령인구의 감소 탓에 기독교 학교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조사 결과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12.2곳의 기독교대안학교가 생기고 4.2곳이 사라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3년(2011∼2014년) 동안 해마다 16개 대안학교가 개교하고, 7.3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의 10개 기독교계 자사고의 경쟁률을 살펴본 결과 2013학년도는 1.49:1, 2014학년도는 1.15:1, 2015학년도는 1.04:1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이들 수치는 기독교학교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기독교학교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먼저 기독교 가정의 자녀들은 기독교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입시 위주 교육에서 탈피해 인성·영성 교육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사고와 대안학교의 값비싼 학비도 학생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단별로 ‘기독교학교 후원회’를 조직하는 등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교육의 변화와 기독교학교의 대응’에 대해 발표한 한국교육개발원 김창환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공교육은 개인교육에 중심을 둔 현재의 자유주의 모델(미국식)에서 사회통합과 복지에 가치를 둔 자유기반 공동체주의 모델(북유럽)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국가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민간 사립학교의 역할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립학교의 역할이 축소되면 기독교학교의 입지 역시 위축될 것”이라며 “기독교 사립학교는 교육기본법과 사립학교법에 명시돼 있는 ‘자주적 교육을 할 권리’를 수호하고,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기독교학교의 과제’에 대해 발표한 우석대 강영택 교수는 “일제 강점기 기독교학교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민족의 독립과 사회 재건에 헌신한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오늘날 사회는 정의와 평화를 구현할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기독교학교는 학생들이 평등의식과 생명에 대한 존중심, 이타심을 갖추도록 양육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기독교학교 위기상황… 한국교회 적극 대처해야”
입력 2014-12-01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