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 연령대가 낮아지고 환자가 늘고 있는 부인암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 흡연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산부인과 방문을 꺼려하는 젊은 여성들의 무관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부인암도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초기 단계인 1기와 2기에서 발견된다면 5년 생존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증상이 비교적 적어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부인암 중 가장 흔한 자궁경부암은 암중 유일하게 원인이 밝혀진 암이다.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 원인이며, 환자의 99.7%이상에서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발견된다.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에 대한 방어 효과가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은 9∼26세에 접종할 수 있지만, 11∼12세 정도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나이가 어릴수록, 또 성 경험이 없을 때 효과가 가장 좋다. 중년 여성인 경우에도 새로 감염되는 여성들이 있기 때문에 45세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김윤환(사진)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암센터 교수는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첫 성 경험 연령을 늦추고, 성 접촉 경험이 있는 여성은 1년 간격으로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는 등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년 국내에서 2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난소암은 자궁경부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부인암이다.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거나 모호해 조기 진단하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환자의 80% 이상이나 되며,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선별검가 없어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아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가족 중에 난소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유전성 난소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가족, 친척 중에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때문에 유전적인 배경이 의심되는 여성들은 난소암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
김윤환 교수는 “초경이 빠른 경우나 늦은 폐경, 미혼여성, 불임 여성의 경우 난소암에 걸릴 위험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임신과 출산, 수유, 그리고 피임을 위해서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배란을 억제하므로 난소암 발생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게 된다”며 “평소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은 난소암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수술 치료가 필요한 부인암의 경우 흉터가 많이 남는 개복 수술보다 작은 절개를 통한 복강경 수술이 선호되고 있다. 특히 배꼽 위치에 하나의 구멍을 내고 기구를 넣어 수술 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환자의 통증과 회복 기간이 빠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송병기 기자
[암과의 동행] “자궁경부암 예방하려면 성 접촉 경험 여성들은 1년에 한번 검진받아야”
입력 2014-12-01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