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강력한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밝혀진 암의 주요 원인의 32%는 흡연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사실 폐암 외에도 위암, 간암, 대장암 등 5대 암은 물론이고 췌장암, 신장암, 구강암, 임후두암, 식도암 등 흡연 여부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광범위하고 치명적이다.
하지만 담배의 폐해를 아는 것과 실제로 금연에 성공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가 보다. 얼마 전 흡연자 중 53%가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더 놀라운 것은 상당수가 암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담배를 끊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대한암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강좌나 행사에서 만나는 암 환자들에게서도 금연에 자꾸 실패하여 괴롭다는 하소연을 종종 듣곤 한다.
이처럼 담배의 치명적인 중독성은 금연을 실천하고자 하는 개인의 의지를 무력화시킨다. 따라서 암에 걸려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그들의 의지를 비난하거나 탓하기보다는 암환자들이 담배로 인한 니코틴 중독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담뱃세 인상과 함께 정부가 논의 중인 금연 지원 정책은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추진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금연 지원 정책은 이번 담뱃세 인상 여부와 별개로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질적인 금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미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금연 치료법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암환자들이 암 치료와 더불어 금연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의료진들이 적극적인 금연 진료 및 금연 치료제 보험 급여, 암환자들도 참여 가능한 종합 금연 프로그램 등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금연 지원 정책이 추진되길 바란다.
지난 50년 가까이 대한암협회가 우리나라의 암 퇴치를 위해 가장 주력하는 부분이 바로 암 예방이다. 암은 의학적 근거에 의해서도 예방이 가능하고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임이 분명하다. 특히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흡연과 같은 생활환경 및 습관만 개선하더라도 70% 이상 예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금연 지원을 통해 암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국민 전체의 건강 증진을 이뤄내길 기대해본다.
윤형곤 대한암협회 기획팀장
[건강 나침반] 금연 못하는 암환자 지원 적극 나서자
입력 2014-12-01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