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英·數 기초학력 미달비율 서울·경기가 1, 2위라니

입력 2014-12-01 02:25
늘어나는 ‘영포생(영어를 포기한 학생)’과 ‘수포생(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어찌할 것인가. 전국 중·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2년 연속 늘어났고,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학력 격차도 다시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전국 17개 시·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 대상 (국어, 영어, 수학)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3.9%로 지난해 3.4% 대비 0.5% 포인트 증가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08년에 8%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12년 2.6%까지 낮아졌지만 지난해 3.4%에 이어 2년 연속 오름세다. 기초학력 향상사업 예산이 2011년부터 꾸준히 줄고 있는 것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 양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학력 격차도 벌어지는 추세다. 보통학력 이상인 학생 비율이 대도시는 82.5%, 읍·면지역은 77.3%로 그 격차가 5.2% 포인트였다. 이는 지난해의 5% 포인트에서 0.2%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중·고교 전반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지난해 80.2%에서 올해 80.8%로 소폭 상승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과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모두 늘었다는 것은 학력격차, 학력의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뜻이다. 상·중위권과 하위권 간, 도농 간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중장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고2의 경우 영어 5.9%, 수학 5.4%, 국어 1.3%였고 중3은 수학 5.7%, 영어 3.3%, 국어 2% 순이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5.6%로 가장 높다는 점이다. 서울 고교생의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1년 5.0%, 2012년 4.0%, 지난해 4.1% 수준이었지만 올해 9.4%로 급증했다. 수학은 2011년 6.6%, 2012년 6.6%, 지난해 6.4%에서 올해 7.5%로 1.1% 포인트 증가했다. 경기도 고교생의 수학과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각각 7.2%와 7.5%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 학생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학력 양극화 현상이 더 심각한 것이다.

이번 평가 결과를 놓고 한국교총은 서울과 경기도의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이 자유학기제나 9시 등교를 추진하는 등 학력을 경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반면 전교조 측은 자율형 사립고 등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바람에 일반고가 황폐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로 네 탓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교육부와 교육청 및 교사들 모두가 반성하고, 한 명의 아이라도 방치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중장기 계획 수립 및 예산 편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