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어떤 질환부터 조심해야 할까. 심·뇌혈관질환일까, 아니면 감기 폐렴 등 호흡기병일까. 상식과 달리 일교차가 클수록 심·뇌혈관질환보다는 호흡기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을지대학교는 최근 장례지도학과 황규성 교수팀이 2012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서 심·뇌혈관질환과 호흡기계 질환으로 숨진 26만7524명의 사망원인과 같은 해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일교차가 끼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일 밝혔다. 심·뇌혈관질환에는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고혈압 등이 포함됐다. 호흡기계 질환으로는 천식, 만성 폐쇄성폐질환, 폐렴 등을 분석했다.
조사결과 일교차가 5도 미만인 경우를 기준으로 할 때 일교차가 10도를 넘으면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은 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질환별로도 사망률은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 각 4%, 심근경색 3%, 고혈압 1% 등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호흡기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일교차가 5도 이상 10도 미만일 때(9%)보다 일교차가 10도 이상일 때(14%) 5% 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환별로 봐도 일교차가 10도 이상일 경우 천식 8%, 만성폐쇄성폐질환 15%, 폐렴 13%가 증가해 심뇌혈관질환의 경우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성별에 따라서는 심·뇌혈관질환과 호흡기계 질환 모두 여성보다 남성이 일교차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 교수팀은 남성의 외부활동이 더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특히 노약자의 경우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비만, 식습관 등에 의해 생기는 심·뇌혈관질환보다는 온도 변화가 면역체계에 직접 영향을 줘 발병을 부추기는 호흡기계 질환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일교차 커지면 폐렴·천식 더 무서워진다
입력 2014-12-02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