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가인터넷”… 다시 불붙은 속도경쟁

입력 2014-12-01 02:16

한동안 잠잠했던 유선인터넷 시장에서 속도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는 100Mbps 속도의 광랜보다 10배 빠른 1Gbps급 ‘기가 인터넷’ 보급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기가 인터넷 서비스인 ‘U+광기가’를 상용화한다고 30일 밝혔다. 1Gbps급 ‘광기가’와 500Mbps급 ‘U+광기가슬림’ 2가지 상품으로 판매된다. 앞서 KT는 10월 중순부터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10일 만에 1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SK브로드밴드도 ‘B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7년까지 전국에 기가 인터넷을 도입하기로 로드맵을 만들었지만 업체들은 기가 인터넷 도입을 망설여 왔다. 기술적인 준비는 돼 있었지만 적정한 요금제와 종량제 도입 검토 등 고려할 게 많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3년 약정에 월 3만5000원으로 요금을 책정했다. 100Mbps 광랜이 월 2만원 안팎임을 고려하면 월 1만5000원 정도 가격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휴대전화, 인터넷TV(IPTV), 인터넷 전화 등을 결합하면 5000원 안팎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가장 논란거리였던 종량제는 도입되지 않았다. 대신 하루에 100GB 이상 사용하면 속도를 100Mbps로 제한키로 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5월까지 하루 200GB까지 속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일부 사용자들은 종량제 도입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사용량을 정해두고 속도를 낮추는 것이 결국 나중에는 사용량 자체를 제한하는 걸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업체들은 극소수 헤비 유저(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GB 파일을 받는 데 8초밖에 걸리지 않는 빠른 속도가 사용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