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또다시 좌절됐다.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은 해를 넘기게 됐고 정권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동력도 떨어지게 됐다.
유력한 입찰 후보였던 교보생명은 마감 시한인 28일 오후 5시까지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전략노출을 피하기 위해 이번 입찰에 불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후보였던 중국 안방보험이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입찰자가 한 곳뿐이어서 유효경쟁이 성사되지 못했다. 당초 금융 당국은 예비입찰이 성사되면 다음 달 중순쯤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은행 매각작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입찰 무산으로 금융 당국은 매각 방식부터 재검토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입찰을 주관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경영권 지분 매각 방식을 고수할 것인지 희망수량경쟁 입찰로 전환할 것인지를 두고 장고에 돌입했다.
금융권에서는 경영권 매각방식을 고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 차례 매각 작업이 무산되는 동안 시장가치가 떨어지면서 우리은행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공적자금 환수액을 늘리려던 정부의 계획도 틀어졌다. 이에 따라 직을 걸고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입지도 좁아졌다.
민영화가 또다시 좌절된 배경으로 사실상 국책은행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우리은행에 대해 금융 당국이 영향력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이 개인 대주주인 ‘주인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안방보험은 외국 자본이라는 점을 들어 국부 유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임직원 1만3000여명으로부터 자사주 2700만주(발행주식의 4%) 청약을 모집해 이날 경영권 지분 입찰과 함께 이뤄진 소수지분 매입 입찰을 신청했다.
선정수 백상진 기자 jsun@kmib.co.kr
교보생명 입찰 불참… 우리은행 민영화 또 불발
입력 2014-11-29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