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파격… 이번엔 사장단 인사 속도전

입력 2014-11-29 02:52

한화그룹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그룹 4개 계열사를 속전속결로 인수하자마자 사장단 인사도 단행했다. 예년 같으면 내년 3월에나 있을 법한 인사를 무려 네 달 앞당겼다. 규모도 크다. 한화가 해를 넘기지 않고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한 것은 김승연(62)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한화케미칼 대표이사에 김창범(59) 한화첨단소재 사장을 내정하는 등 5개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가 28일 실시됐다.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에는 이선석(54) 한화첨단소재 자동차소재사업부장(전무)을 내부 발탁했고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에는 황용득(60) 한화역사 대표이사를 배치했다. 한화역사 대표이사에는 한권태(59) ㈜한화 재무실장(전무), 한화저축은행 대표이사에는 김원하(58) 한화건설 경영지원실장(전무)을 발탁했다.

지난 3월 대표이사 인사는 2명에 그쳤다.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변화보다 안정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인사에서는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 5곳의 대표이사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대대적인 임원 인사도 곧 이어질 예정이다. 김 회장의 복귀를 앞두고 조직 혁신을 통한 분위기 쇄신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 측은 김 회장 경영복귀가 빨라질 것이라는 해석에 부담스러워하지만, 재계는 김 회장의 복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하게 된 한화케미칼의 수장으로 내정된 김창범 사장은 지난 6월 한화L&C(현 한화첨단소재) 건재부문의 매각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첨단소재 기술기업으로 변화를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 사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에 발탁된 이선석 전무는 카이스트 고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자동차소재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