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겨진 ‘농구 대통령’… KCC, 8연패 수렁 9위로 추락

입력 2014-11-28 03:59
울산 모비스의 라틀리프가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김태홍의 슛을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농구 대통령’ 허재(49) 전주 KCC 감독이 수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허 감독이 이끄는 KCC는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프로농구 정규리그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69대 74로 패했다. 이로써 KCC는 8연패의 늪에 빠지며 9위로 떨어졌다.

2005-2006시즌부터 KCC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은 재임 기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두 차례 차지했고 준우승도 한 번 기록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KCC는 개막을 앞두고 상위권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다. 가드 김태술을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영입했고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은 공익 근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득점왕 타일러 윌커슨과도 재계약해 정상권 팀들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자 스타일이 비슷한 두 외국인 선수 윌커슨, 디숀 심스와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고 있다. 김태술도 인삼공사 시절에 비해 다소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팀은 하위권으로 가라앉았다. 설상가상으로 하승진과 박경상이 지난주 경기 도중 다쳐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악재까지 겹쳤다.

위안거리는 허 감독의 KCC가 전통적인 ‘슬로 스타터’라는 점이다. KCC는 2008-09시즌에도 8연패의 수렁에 빠졌으나 중반부터 전세를 뒤집으며 그해 플레이오프 우승까지 거머쥔 바 있다.

반면 ‘만수’ 유재학(51) 감독의 모비스는 KCC를 제물로 단일구단 최초 정규리그 통산 500승 위업을 달성했다. 앞서 원주 동부가 TG삼보(나래-삼보) 성적을 포함해 511승을 기록 중이다. 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16승 3패로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3라운드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모비스의 외국인 선수 라틀리프가 1쿼터에만 10점을 올리는 등 28점 16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한편 인천 전자랜드는 창원 LG를 78대 74로 물리치고 5연승을 거두며 단독 5위로 뛰어 올랐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