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매연 등 질소 오염물질이 북태평양 생태계 교란

입력 2014-11-28 03:03

한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이 북태평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화석연료 사용이 늘면서 발생한 대기 오염물질이 어떻게 바다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준다.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이기택(49·사진) 교수 연구팀은 공장 매연 등에서 발생하는 질소 오염물질이 북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바다 생태계의 핵심은 식물 플랑크톤이다. 플랑크톤은 바닷속에 있는 영양염을 흡수한 뒤 광합성으로 유기물을 만들어낸다. 모든 바다 생명체가 이 유기물로 영양분을 얻고 공생한다. 영양염 중에서도 질소가 바다에 녹아든 ‘질산염’과 인의 성격을 띤 ‘인산염’이 가장 중요하다. 이 교수는 “플랑크톤은 대개 질산염과 인산염을 16대 1 비율로 흡수한다”며 “세계 바다의 70%가 13대 1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소 오염물질은 이 비율을 깼다. 북태평양에서 질산염이 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다량의 질소가 북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갔다. 질산염 수치가 높아지면 보다 큰 크기의 플랑크톤만 살아남고 작은 것들은 사라진다.

이 교수는 “곧 해양생태계의 대격변이 올 것”이라며 “생물 다양성이 줄어드는 만큼 환경에 있어서 나쁜 변화”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8일 발행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