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쟁 개막

입력 2014-11-28 03:51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이 중소·중견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연매출 2조원이 넘는 공항 면세점의 입찰 경쟁이 시작됐다.

관세청은 28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신규 특허 신청을 받는다고 27일 공고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2개의 대기업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12개 구역으로 세분화해 입찰이 진행된다. 신세계면세점, 한화갤러리아, 워커힐, 현대백화점 등은 물론 듀프리, DFS 등 유수의 외국 기업들도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세청은 대기업의 면세점 사업 독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구역을 별도로 지정했다. 동화면세점의 참여가 유력한 가운데 상당수 기업이 입찰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12개 구역 중 8개 구역은 대기업이 복수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일반구역이고, 나머지 4개는 중소·중견기업 구역으로 복수입찰은 안 된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향후 5년 동안 영업할 수 있다. 대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영업면적이 줄어든 만큼 업체 간 영업권 확보전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면세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와 신라의 경우 정부가 늘리기로 한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어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소기업도 지방 면세점에서는 특허를 따내 매장을 운영해왔지만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입찰이 가로막혀 차별적 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공항 입성은 무형의 브랜드 가치뿐 아니라 실제 사업 측면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해외공항 면세점 입찰 때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인천공항 입성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승부처다.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를 상대해야 하는 면세업체 입장에서 구매력은 협상력과 직결되는데,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국내 면세업계 전체 매출의 25∼30%를 차지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