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 거룩해지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하나님의 자녀로 신분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두려워하면서 회개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 관계를 조종하고 욕구를 채우고 있지는 않은지…. 따뜻한 책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오랜만에 마음을 후비며 읽은 책이다. 그동안 잠잠하게 유지해온 믿음생활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다.
이 책은 ‘증언’ ‘마음아, 이겨라’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저자의 6번째 신간이다. ‘용서받는 인생’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인생’ ‘믿음으로 사는 인생’ 등 전체 3장으로 구성됐다. 책에 흐르는 전체 주제어는 ‘훈련’이다. 솔직히 훈련받는다는 건 어렵다. 온갖 아픔과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받은 만큼 좋은 인생이 기다린다”고 저자는 말한다. 짧은 단문의 글들이 날카롭고 다소 불편하게 읽히는 이유다.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의 삶에는 훈련이 있다. 요셉, 다니엘, 다윗의 삶에는 그들이 평생에 만나고 알아가는 하나님의 성품과 능력 안에서 만져지는 훈련이 있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사람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았다. 야곱은 자기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정의롭지 못한 방법도 서슴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점점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변해가는 훈련을 받았다. 요셉에게도 야망의 사람에서 비전의 사람이 되어가는 훈련이 있었다.”(101쪽)
저자는 상황적으로 요셉보다 더 어려운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한다. 형제들에게 배신당해 노예로 팔려가고, 누명을 쓴 채 감옥에 갇힌 요셉은 그러나 ‘역전의 삶’을 산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하나님이나 형들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고난 당할 때 항상 함께하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느낀 게 그 비결이다. 요셉은 삶의 고비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정확히 반응했다. 또 훈련을 통과했다. 저자는 “신앙의 훈련 없이 주어지는 것은 없다”며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훈련의 결과로 주신다”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참 좋은 인생’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죄로 죽을 수밖에 없으나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그 은혜로 그분을 경외하며, 오직 믿음으로 인도함을 받을 때 그리스도인은 풍성한 삶을 경험하게 된다. 그 삶이 참 좋은 인생이다. 그러나 주님을 믿는다면, 현재 훈련을 받고 있는 이 순간도 분명한 결론이 있기에 참 좋은 인생이 아닐까.
서울 명동에서 예배당도 없이 ‘명신교회(明信敎會·명동의 신실한 교회)’를 개척해 ‘길 위의 목사’로 살고 있는 저자의 고백은 그런 의미에서 되새겨볼 만하다. “길에 혼자 있어도 즐거울 수 있었던 건 하나님께서 이미 좋은 교회를 예비하시고 계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삭막한 도시에서 혼자 기도하는 현실만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장래에 대한 소망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믿는 예수님, 교회의 주인 되신 예수님께서 좋은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약속을 믿고 기도할 때 믿음으로 차가운 현실을 견딜 수 있었다.”(253쪽) 저자의 이런 고백이 우리 것이 되어야 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책과 영성] 하나님의 훈련 받아야 참 좋은 인생
입력 2014-11-29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