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무분규 기록 20년을 채우지 못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무분규를 이어왔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이 여의치 않자 2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붉은색 머리띠를 두르고 수십명씩 모여 집행부의 지침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 집결했다.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이 1만8000명이나 되는 대규모 집단인 만큼 통일된 행동으로 단합된 의지를 과시하자”며 조합원들의 적극 동참을 호소했다. 그러나 조합원 파업결의대회는 참석 인원이 3000여명에 불과한 데다 박수와 노래, 구호소리가 적어 분위기는 다소 차분했다. 일부 공장에선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일을 하는 근로자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인상과 정년연장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회사가 올해 매 분기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내는 등 경영위기 상황이어서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사측은 “부분파업 때문에 일부 공정 차질과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앞서 지난 19일 울산지법에 노조의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노조는 이에 맞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과정에서 회사가 개입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권오갑 사장과 노사관계 담당 임원 등을 울산고용노동지청에 고발한 상태다.
노사는 파업과 별개로 오후 2시부터 53차 본교섭에 들어갔다. 노조는 28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향후 교섭 방향과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19년 무분규 현대重 부분 파업 시작됐다
입력 2014-11-28 0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