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주거권 보호를 위해 전·월세 가격을 최대한 올리지 않겠습니다.”
서울 노원구 새사랑교회(이수경 목사) 성도 20여명은 지난달 ‘주거권 보호를 위한 기독인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집주인의 경우 재계약시 전·월세 인상률을 3년에 10%를 초과하지 않고, 세입자들은 나중에 집주인이 되더라도 이 같은 약속을 지키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했다.
‘전·월세 동결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거권기독연대(주기연·공동대표 이해학 목사 등 5명)는 27일 서울 신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권 보호를 위한 기독인 서명 동참자가 20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고석동 주기연 사무국장은 “올 초부터 이어진 2차 서명운동에 22개 교회·단체에서 727명이 동참했다”면서 “1차 서명자 1300여명을 포함해 총 40여곳 2000여명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기독시민단체가 전·월세 동결운동까지 뛰어든 이유는 명료하다. 성경에서 강조한 ‘이웃 사랑’의 실천적 과제로 주거난에 허덕이는 세입자들과 젊은층의 고통을 줄이는데 일조하자는 취지다. 부동산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꺼낸 ‘10·30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월세 대란은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 사무국장은 “1년 넘게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교회나 성도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미온적”이라며 “하지만 꾸준한 활동을 통해 교계의 동참과 법·제도의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월세 동결운동 동참 의사를 밝힌 성도들 중에는 노출을 꺼리는 이들이 많았다. 조용히 동참하기를 원해서다. 서울 C교회에 다니는 선모(44) 집사는 보유 중인 20.8㎡(약 7평) 규모의 다세대 주택을 세 놓으면서 ‘보증금 1900만원에 월세 15만원’을 7년째 고수하고 있다. 서울 강북의 H교회 김모(57) 집사도 전·월세로 임대 중인 3가구에 대해 길게는 11년, 짧게는 5년 동안 임대료를 동결하고 있다.
주기연은 캠페인과 함께 법·제도 개선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학제(각 3년)를 고려해 전·월세 계약기간을 3년(현행 2년)으로 연장하는 ‘전·월세인상률상한제’와 세입자에게 해당 주택에 대한 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권리를 2회 부여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 등이다. 지난 18일 주기연은 정의당, 전국세입자협의회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제도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전·월세 가격 동결 교인 2000여명 서명”
입력 2014-11-28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