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억 뿌리친 장원준, 사상 첫 100억 돌파하나

입력 2014-11-28 02:46 수정 2014-11-28 17:47
2015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1차 ‘돈 잔치’가 끝났다.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기간 FA 시장에는 무려 395억6000만원이라는 거액이 풀렸다. 이제 2차 FA 광풍이 불 차례다. 19명의 FA 선수 중 11명이 원 소속팀과 계약을 포기하고 시장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타 구단과 협상하게 된다.

◇장원준 100억원 돌파하나=롯데 자이언츠 장원준(29)은 4년간 86억원에 SK 와이번스 잔류를 선언한 내야수 최정(27)보다 많은 액수의 조건을 제시받았지만 팀을 떠났다. 장원준은 4년간 88억원(보장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8억원)이라는 역대 FA 최고 대우를 거부하고 FA 시장으로 걸어 나왔다.

그 이상의 대우를 다른 구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5년 연속 10승 투수에 좌완의 희소성까지 더해져 장원준의 시장 가치는 실제 높은 편이다. 투수력 보강이 절실한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등이 그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럴 경우 장원준이 사상 최초의 FA 100억원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몸값에 거품이 상당히 많이 끼여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탐나는 좌완 선발인 것은 맞지만 이 정도의 값어치가 있는 선수인지 의문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 장원삼(31)의 경우 장원준보다 성적이 좋았지만 지난해 4년 6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당초 장원준에 큰 관심을 보였던 LG 트윈스는 포기 분위기다. LG 양상문 감독은 “장원준을 잡고 싶지만 몸값이 워낙 높아 엄두를 못 내겠다”면서 “구단에 잡아달라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SK는 웃고, 삼성은 섭섭, 롯데는 철수=26일 마감된 원 소속팀 우선협상에서 SK는 무려 164억원을 들여 집토끼를 붙잡았다. 최정을 역대 최고 금액인 86억원에 잔류시켰고, 외야수 김강민(32)과 조동화(33)까지 눌러 앉히는데 성공했다. 김용희 감독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며 “팀의 핵심 전력이 잔류해 타격과 수비 모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삼성은 시원섭섭한 분위기다. FA 최대어인 윤성환(33)과 안지만(31)을 잡았지만 배영수(33)가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동안 삼성의 간판 투수역할을 한 선수다. 또 좌완 불펜의 핵 권혁(31)도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기 위해 팀을 떠났다.

롯데는 이번 FA 시장의 최대 피해자다. 장원준을 비롯해 팀 소속 FA 선수 3명 전원이 팀을 등졌기 때문이다. 롯데는 아예 FA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내부 육성과 트레이드로 출혈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이윤원 단장은 “FA 시장에 나온 투수 중 비용대비 효율적인 선수는 없다”면서 “그 돈이면 선수 육성하는데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