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세월호 사고 2학년 교실 보존 딜레마

입력 2014-11-28 02:10
경기도 안산 단원고가 세월호 참사를 겪은 2학년 교실의 현 상태 보존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재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위해 교실을 정리하자는 의견과 희생자 추모를 위해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단원고 2학년 교실 10개는 세월호 사고 이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교실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화와 편지가 책상 위에 놓여 있고, 벽면에는 추모글들이 붙어있다.

일단 교실 보존 여부는 단원고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1학년과 3학년 학부모들의 긴급총회 자리에서는 다수의 학부모가 학업 분위기 저해와 신입생 지원율 하락 등을 이유로 정리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조 단원고 운영위원장은 “내년에 신입생을 받아야 하는데 그대로 보존할 경우 교실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가족과 생존학생 학부모들은 사고 이전 학생들이 쓰던 모습 그대로 보존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원 세월호가족대책위 생존학생분과 부위원장은 “유족은 물론 생존학생과 학부모들도 2학년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보존해 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보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7일 “이 교육감은 2학년 학생들이 모두 졸업할 때까지 교실을 보존하고 명예졸업장을 수여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고교평준화 지역인 안산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다음 달 15일부터 진학 희망학교 5곳을 선택해 지원하는데, 일부 학부모들이 단원고 지원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