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은 언젠가 이 땅에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이 다시 오실 그날은 이 세상 마지막 날이자 구원의 날이며 동시에 심판의 날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마가복음 13장에서 이날에 임할 여러 가지 징조들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때에는 큰 환란이 있을 것이며 거짓 선지자들이 이적과 기사를 일으켜 백성을 미혹하려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등 자연 질서도 붕괴될 거라고 예언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날이 언제일지는 천사들도, 예수님 당신도 모르며,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이 알고 계신다고 전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날이 언제일지 궁금해 하며 심판의 시기를 예상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정력과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모두 헛된 것입니다. 예수님도 모르고,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이 알고 있는 날이기 때문이죠. 그날이 언제인지 아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심판의 날을 구원의 날로 맞이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본문에서 예수님은 “깨어 있어라”고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는 것, 그것은 잠을 자지 않고 기도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자연 질서가 붕괴돼 천체가 흔들리는 심판의 ‘징조’가 발생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은 깨어 있는 게 무엇인지 어떤 집주인과 종들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해 주십니다. 집주인은 종들에게 각각 알맞은 ‘권한’과 사무를 맡기고 문지기에겐 깨어 있을 것을 명령한 뒤 머나 먼 타국으로 떠납니다. 이 비유에서 언제인지 알 수 없는 날에 돌아올 집주인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권한을 맡은 종들과 집을 지키는 문지기는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 바로 성도들을 가리킵니다.
즉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오늘날 예수님이 우리 각자에게 맡긴 일을 충실히 행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떤 상황에 있든 주님이 우리에게 맡긴 일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성도로서 어떤 환경에서도 신앙을 지키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선교 활동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전도만을 가리키는 건 아닙니다. 주부로서 가정 살림을 꾸려가는 것, 직장에서 직장인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학생으로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모두 주님이 우리에게 맡긴 일입니다. 이처럼 우리들이 저마다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입니다.
예수님이 오실 날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각자 삶의 현장에서 맡은 일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항상 깨어 있다 보면 예수님이 약속한 ‘그날’이 언제 오더라도 우리는 분명 구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주님이 준 일을 하다 보면 우리는 무심코 스쳐가는 이웃으로부터, 혹은 우연한 사건 속에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대림절을 앞둔 이 계절에 여러분 모두 주님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윤병상 목사(용인 팔복루터교회)
[오늘의 설교] 깨어 있어라!
입력 2014-11-28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