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장사’ 최정 FA 새역사 썼다

입력 2014-11-27 04:22
최정이 27일 소속팀 SK 와이번스와 4년간 86억원에 재계약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최고 연봉 기록을 다시 썼다. 국민일보DB
‘소년 장사’ 최정(27)이 한국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의 새 역사를 썼다. 미완의 기대주에서 혹독한 훈련을 통해 정상급 선수로 거듭나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가 됐다.

◇FA 역대 최고액에 사인=SK 와이번스는 최정과 4년 간 총액 8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계약금 42억원에, 연봉이 44억원이다. 첫 2년간 연봉 10억원씩, 다음 2년간 12억원씩 받는다. 이로써 최정은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와 4년 75억원에 계약한 강민호(29)를 넘어 역대 최고 대우를 받는 선수가 됐다.

최정은 “SK에서 10년간 뛰며 선수·코치진과 정이 많이 들었고 특히 SK 선수들이 정말 좋았다”면서 “다른 팀으로 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과 성원해 주신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그라운드에서 더 나은 플레이를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정은 5년 연속 3할 타율과 4차례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리며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혀왔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최정은 10년간 통산 타율 0.292와 1033안타, 168홈런, 634타점, 593득점, 119도루를 기록했으며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야신’의 혹독한 조련으로 성장=최정은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SK에 입단할 당시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프로는 녹록치 않았다. 첫 시즌 54경기에 나와 타율 0.247, 홈런 1개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수비는 더 문제였다. 1루수와 3루수는 물론 외야수도 맡기기 힘든 형편이었다. 하지만 2007년 김성근 감독(현 한화 이글스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은 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 감독은 최정에게 붙박이 3루수를 맡기며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지금까지도 최정이 녹초가 돼 김 감독의 펑고(수비 연습을 위해 배트로 쳐 주는 타구)를 받는 동영상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수비가 안정되자 타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제자 중 제일 노력하는 선수가 최정”이라며 “노력이 재능보다 강하다는 걸 입증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박용택은 남고, 장원준은 떠나고=LG 트윈스는 박용택(35)과 4년 5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은 18억원, 연봉은 8억원이다. 박용택은 2002년 입단해 올해까지 13년째 뛴 LG의 프랜차이즈 선수다. 통산 타율 0.301, 1715안타, 152홈런, 796타점, 284도루로 호타준족으로 이름을 날렸다. SK는 또 하나의 대어인 김강민(32)과 4년간 계약금 28억원과 총 연봉 24억원, 옵션 4억원 등 총액 56억원에 붙잡았다.

반면 FA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인 장원준(29)은 롯데를 떠났다. 4년 88억원(보장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8억원)을 제시받았지만 결별을 선택했다. 롯데는 김사율(34), 박기혁(33) 등 소속 FA 선수 3명을 붙잡는 데 모두 실패했다. 송은범(30)도 KIA 타이거즈와 계약하지 않았다. 이들은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원 소속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