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테크노자본주의 시대… 잠이 사라졌다

입력 2014-11-28 02:31

정보통신기술이 점령한 테크노자본주의 시대에 잠은 불필요한 존재인가.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인 저자는 하루 24시간, 주 7일 내내 돌아가는 ‘24/7(Twenty-four seven)’ 체제에서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시간 개념을 폐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꺼내든 이야기는 북미 지역 철새 흰정수리북미멧새다. 이 새는 7일 동안 잠을 안 자면서 낮에는 먹이를 찾고 밤에는 비행을 한다. 미 국방부는 5년간 새를 연구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도 작전을 수행하는 일명 ‘불면 병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불면 병사’ 프로젝트의 성공은 ‘불면 노동자’ ‘불면 소비자’ 양산으로 이어질 게 뻔했다.

저자는 이미 ‘잠의 종말’ 단계에 접어들면서 개개인에게 해당됐던 불면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언제, 어디서건 업무를 보고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면서 잠과 휴식은 불필요한 것이 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심화된 인간소외 현상 등의 살풍경을 꼬집는다. 김성호 옮김.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