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퍼거슨 사태 우려

입력 2014-11-27 02:45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해 대배심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 대한 반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자 유엔 등 국제사회가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내 고질적인 인종 갈등에 대한 비난도 쇄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퍼거슨시를 비롯한 미국 시민들에게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력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 총장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통해 연방 및 지역 경찰에도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시위하고 자기 의견을 전달할 권리를 보호해 달라”고 촉구했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국에서 경찰에 사살된 사람과 교도소 재소자, 사형수 가운데 흑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은 점을 깊이 우려한다”면서 “사법체계 공정성에 깊은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프랑스의 흑인 법무장관인 크리스티안 토비라는 미국 경찰이 사살한 흑인 청년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마이클 브라운은 18살이었다. 트레이번 마틴은 17살이었다. 그 다음은 몇 살일까? 12개월?”이라고 비꼬았다. 러시아 외무부 콘스탄틴 돌고프 인권특사는 러시아 관영 TV에 출연해 “인종차별 문제와 이로 인한 긴장 상황은 미국 민주주의와 안정성에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유명 연예인들도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CBS 방송의 인기 시트콤 ‘두 남자와 2분의 1’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 찰리 쉰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윌슨 경관, 당신은 살인자다. 창피할 줄 알아라”라고 비난했다.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남편인 흑인 영화배우 닉 캐넌은 퍼거슨 경찰의 시위대 강경 진압을 겨냥해 “더 이상 최루가스는 필요 없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매직 존슨은 “흑인 젊은이들이 불필요하게 목숨을 잃는 것을 막으려면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 퍼거슨에는 정의가 없다”고 분노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