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교회발전연구원은 25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경동교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연속 심포지엄’ 1회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교회, 마르틴 루터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은 “루터가 강조한 ‘오직 믿음’이야 말로 한국교회 갱신의 원천”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심포지엄은 2017년 10월 31일까지 비정기적으로 이어진다.
정병식 서울신학대 교수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신학’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교회의 문제점부터 꼬집었다. 그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건 물질주의와 양적 성장주의”라며 “목회의 성공 여부를 교회 크기로 판정하고 교인 수가 참된 교회의 외적 표지인 것처럼 경쟁적 성장목회에 매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목회자들이 교권에 욕심을 갖고 집착하며 기독교의 본질을 왜곡시켰다”며 “이런 모습 때문에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은 실추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 개혁의 원천은 루터 신학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터가 남긴 종교개혁의 유산은 ‘오직 성경’ ‘오직 믿음’에 있다”며 “루터의 신학과 종교개혁의 의미를 올바르게 수용하고 적용했다면 한국교회는 개혁과 갱신을 요구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길은 고난의 길이었고 교회의 길 역시 고난의 길이 돼야 한다”며 “그리스도의 관심이었던 사회적 약자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교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해답”이라고 덧붙였다.
‘오직 믿음만으로’를 주제로 발표한 김선영 실천신학대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열매는 사랑”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루터는 믿음의 열매로 사랑이 나타나지 않으면 ‘짝퉁 믿음’ ‘거짓 믿음’ ‘죽은 믿음’이라고 말한다”며 “이러한 사랑은 하나님과 이웃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세상 속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주한 한신대 교수는 “루터는 크리스천들이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감당하라고 설교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루터는 사회의 직책과 제도가 하나님이 세우신 것이므로 그것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며 “크리스천들은 사회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세상의 소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크리스천의 신앙이 개인적 영역이나 교회적 차원에서만 이해된다면 종교권력의 시녀로 전락할 수 있다”며 “루터는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책임을 방기하거나 무시해도 좋다고 가르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한국교회 갱신의 원천은 루터가 강조한 ‘오직 성경’
입력 2014-11-27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