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FA 시장… 몸값 천정부지 괜찮나

입력 2014-11-27 02:53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FA 선수들의 엄청난 몸값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FA 선수들의 원 소속팀 협상 마감일인 26일까지 구단과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FA 최대어 중 한명으로 꼽히던 장원준도 롯데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원 소속팀과의 계약 체결이 부진한 것은 선수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협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FA 시장은 2005년 심정수가 삼성과 60억원에 계약을 맺었던 사례가 있었지만 그다지 고액의 몸값이 오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2011년 이택근과 이듬해 김주찬이 나란히 50억원을 받으며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강민호가 롯데와 75억원에 계약하며 정점을 찍었다. 올해 FA에선 강민호를 넘어선 사상 최고 몸값이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국내 프로야구 규모나 선수 숫자에 비해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 진출을 선언했던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은 국내 최고 에이스 투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냉정한 평가로 각각 200만 달러(22억원), 150만 달러(16억원) 안팎의 몸값이 책정됐다.

일본 프로야구 평균연봉이 우리의 4배에 달하지만 FA 몸값은 오히려 한국이 높은 기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바 롯데 왼손 투수 나루세 요시히사는 7년간 75승에,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했음에도 57억원에 야쿠르트로 스왈로스로 이적했다. 지난해 60억원 대박을 터트린 삼성 장원삼보다 적은 액수다.

FA 선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정작 팀 성적 향상에 효과가 별로 없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최고 대우를 받은 강민호는 올 시즌 타율 0.229, 득점권 타율 0.169라는 성적을 남겨 ‘FA 거품론’의 진원지가 됐다. 한화도 무려 137억원을 써 정근우(70억원)와 이용규(67억원)를 데려왔지만 성적은 꼴찌에 머물렀다. 반면 2010년 이후 장원삼 한 명과 FA 계약을 체결한 삼성은 내부 육성에 힘써 4년 연속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