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백갈등 격화] 성직자들 평화시위

입력 2014-11-27 02:45
미국 미주리주 목사들이 25일(현지시간) 클레이턴의 한 사거리에서 다른 시민들과 함께 도로를 걸으며 평화를 촉구하고 있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모두 목사다. AP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목사들이 퍼거슨 소요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평화 시위를 주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주리주 퍼거슨과 클레이턴 지역의 목사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클레이턴의 한 사거리에서 평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날 인근 교회에서 철야 기도회를 마치고 곧바로 거리로 나온 이들은 일반 시위대와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성직자(Clergy)’라고 적힌 주황색 조끼를 맞춰 입었다. 이들은 또 1960, 70년대 흑인 인권운동 당시 많이 불렀던 노래를 합창했고 사거리를 빙빙 도는 행진을 벌였다.

평화 시위를 주도한 데이비드 거스 목사는 “전날 밤 폭력 사태는 계획적이지 않았다”면서도 “정의를 말하려면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폭력사태 이후 우리에게 새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이크 킨만 성공회 사제는 “배경과 인종을 떠난 사람들이 손을 잡고 울며 기도했다”며 “하나님이 이 모습을 보셨다면 분명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리주 목사들은 일반 시위대에게 지역 교회를 24시간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위대가 잠깐 들러 기도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부상자를 치료하고 송사에 휘말렸을 경우 법률 자문을 돕겠다고도 했다.

네티즌 ‘lillyafowler’는 “목사들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 결과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노래했다”며 평화 시위를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다. 네티즌들은 “하나님이 말하신 정의와 평화를 몸소 실천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평화 시위가 정착되길 기도한다”고 응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