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목사들이 퍼거슨 소요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평화 시위를 주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주리주 퍼거슨과 클레이턴 지역의 목사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클레이턴의 한 사거리에서 평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날 인근 교회에서 철야 기도회를 마치고 곧바로 거리로 나온 이들은 일반 시위대와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성직자(Clergy)’라고 적힌 주황색 조끼를 맞춰 입었다. 이들은 또 1960, 70년대 흑인 인권운동 당시 많이 불렀던 노래를 합창했고 사거리를 빙빙 도는 행진을 벌였다.
평화 시위를 주도한 데이비드 거스 목사는 “전날 밤 폭력 사태는 계획적이지 않았다”면서도 “정의를 말하려면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폭력사태 이후 우리에게 새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이크 킨만 성공회 사제는 “배경과 인종을 떠난 사람들이 손을 잡고 울며 기도했다”며 “하나님이 이 모습을 보셨다면 분명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리주 목사들은 일반 시위대에게 지역 교회를 24시간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위대가 잠깐 들러 기도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부상자를 치료하고 송사에 휘말렸을 경우 법률 자문을 돕겠다고도 했다.
네티즌 ‘lillyafowler’는 “목사들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 결과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노래했다”며 평화 시위를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다. 네티즌들은 “하나님이 말하신 정의와 평화를 몸소 실천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평화 시위가 정착되길 기도한다”고 응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美 흑백갈등 격화] 성직자들 평화시위
입력 2014-11-27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