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카트’(감독 부지영)가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열풍 속에서도 잘 버티고 있습니다.
카트는 우리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 노동자들의 애환을 다룬 용기 있는 작품입니다.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습니다. 한국영화로는 박스오피스 1위라는데요. 카트에 감동한 네티즌들은 SNS에서 단체관람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카트는 25일 하루 전국 397개 상영관에서 1만 8486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인터스텔라와 ‘퓨리’(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헝거게임: 모킹제이’(감독 프랜시스 로렌스)에 이어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죠. 카트는 지난 13일 개봉해 총 70만3480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정작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은 울상입니다. 상영관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카트는 개봉 날 전국 533개 스크린에서 2646회 상영됐습니다. 박스오피스 2위로 순조롭게 출발했죠. 19일까지 상영횟수는 매일 2000회가 넘었고 총 53만3519명의 관객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20일 퓨리, 헝거게임 등이 개봉하면서 상영횟수가 급감했습니다. 700만을 돌파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스텔라도 한몫했죠. 카트는 20일 전국 386개 상영관에서 1080회 상영됐고 주말인 22∼23일에는 각각 952회와 972회에 그쳤습니다. 개봉 첫 주 주말인 15일 12만명에 이어 16일 10만명을 동원했는데 22∼23일엔 관객 수가 4만 명대로 떨어졌고요.
카트의 제작비는 30억 원 정도입니다. 1억6000만 달러(약 1800억원)의 인터스텔라와 비교조차 안 되죠.
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25일 트위터에 상영관 축소에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카트 상영관이 팍 줄었다. 인터스텔라 흥행광풍에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다 빌빌거리는 중”이라며 “제작자로서 뼈가 아프네요”라고 썼습니다. 이어 “가늘고 길게라도 오래가고 싶다.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해, 절박한 마음으로 만든 영화 많이 봐 달라. 힘이 돼 달라”고도 했고요.
인터넷에서는 응원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상영관에서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봐야 되는데….” “꼭 볼게요. 길게 가주세요.” “내일 우리 가족 카트 단체관람 갑니다!” “회사에서 단체관람으로 봤다. 카트는 분명 사람들이 많이 봐야하는 영화다.” “보고 싶은데 우리 동네 영화관에서는 한 타임 밖에 안 해준다.”
영화를 선택하는 건 관객들의 몫입니다만 영화를 보고 싶어도 상영관이 없어서 못 보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착한 영화 카트가 씽씽 잘 나가길 바랍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친절한 쿡기자] 1800억원 ‘인터스텔라’ 흥행광풍 속 30억원 영화 ‘카트’의 의미 있는 선전
입력 2014-11-27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