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 기자 간담회 “오늘날의 건축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입력 2014-11-27 02:27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70·사진)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14’에 참가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콜하스는 199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 건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도시 환경을 고려한 건축물을 설계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과 서울대 미술관 설계로 잘 알려져 있다.

‘건축, 창작의 날개를 달다’라는 주제의 강연에 이어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오늘날의 건축 디자인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도시계획 등 공공 영역은 축소되고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가들의 위상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총감독을 맡은 그는 한국관 커미셔너였던 조민석 건축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의 역사와 정치가 녹아 있는 전시여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 3개국 전시의 수준이 모두 높았습니다. 역설적으로 3개국의 관계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데도 각국의 상황과 이해관계가 잘 녹아 있었습니다.”

이라크 출신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처럼 해외 스타 건축가의 건축물들이 한국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 콜하스는 “건축가의 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가 내에서 전통과 현대 간의 갈등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언어, 현대화 과정을 보여주는 세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해 온 작업들 중 현재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내가 무언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건축주가 요구하는 대로 디자인을 해주는 게 건축이기 때문에 나는 그럴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좋은 디자이너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야 한다. 세상의 변화 자체를 그대로 반영해줘야 한다. 그게 진정으로 좋은 디자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