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들어 10개월째 북한에 원유 수출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 세관이 작성한 공식 통계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기록에 잡히지 않는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26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1∼10월 북·중 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북한으로 수출한 원유는 전혀 없다. 지난해까지 원유가 주요 수출 품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중국은 최근 4년 동안 평균 50만t 이상의 원유를 북한에 수출해 왔다. 때문에 중국이 원유 수출을 막는 규제책을 펴고 있고, 북한이 러시아, 이란 등으로 수입루트를 다변화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수출 규제’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갑자기 수출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 단지 공식 통계에 기록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북·중 사이엔 수출입 거래를 하고도 대금 결제가 끝나지 않으면 거래량을 ‘0’으로 표시하는 특수한 관행이 있다”며 “무상지원하고 집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체 북한 수출량 등 무역거래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도 ‘이면 거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휘발유, 경유 등 정제유 거래는 오히려 늘었다. 북한은 1∼10월 총 1억300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의 증가율로 정제유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평양시내에 택시가 늘었다는 증언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28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었다. 휴대전화 수출은 크게 늘어 지난해 대비 40% 증가했다. 반면 북한의 수출액은 23억9000만 달러로 1.6% 늘었다. 통계만 갖고 단순 계산하면 북한이 약 5억 달러 적자를 본 셈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中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알고보니 통계 누락?
입력 2014-11-27 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