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스포츠에서도 뿌리가 깊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역사는 150년에 가깝지만 흑인선수를 받아들인 것은 67년 전인 1947년 재키 로빈슨이 처음이다. 1956년까지 브루클린 다저스에서 뛴 로빈슨은 신인왕,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란 더 큰 적과 싸워야 했다. 지난 9월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로빈슨이 데뷔하기 63년 전인 1884년 흑인선수 모세 플리트 워커가 메이저리그에서 1년간 활약한 뒤 퇴출됐다고 보도했지만 본격적인 흑인선수의 등장은 로빈슨이 선도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프로골프(PGA)도 오랫동안 흑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찰리 시포드(92)는 1961년 PGA 투어가 유색인종의 대회 출전금지 조항을 삭제한 뒤인 1967년 하트퍼드오픈과 1969년 LA오픈에 출전, 기어코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는 2004년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데 이어 지난 25일(한국시간) 백악관에서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았다. 프로골퍼로서는 아널드 파머(2004년)와 잭 니클라우스(2005년)에 이어 세 번째다. ‘골프계의 마틴 루서 킹’으로 불리는 그는 흑인 골퍼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았다. 타이거 우즈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포드의 희생이 새 역사를 창조했고, 내가 탄생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축하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미국 스포츠의 인종차별
입력 2014-11-27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