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수능 치른 고3에 손 편지

입력 2014-11-27 02:35
지난 24일 서울 세현교회에서 열린 서울 대성고 3학년 초청 수련회에서 정진호 세현교회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세현교회 제공
고3들을 위해 세현교회 청년부원들이 쓴 손 편지.
“아름다운 10대를 보내는 네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면 모두 해낼 수 있을 거야. 용기를 가져. ‘선욱’이라는 이름을 잊지 않고 기도할게.”

지난 24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갈현로 세현교회(정진호 목사). 누군가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읽게 된 대성고 3학년 황선욱군은 잠시 말을 잃었다. 이내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황군은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한다고 생각하니 잠시 동안 먹먹했다”며 감격했다. 세현교회는 이날 교회 인근의 서울 대성고 3학년 480여명을 초청해 수련회를 열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 학생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 위해 수련회를 마련한 것이다.

교회 청년부원들은 후배들을 격려하는 손 편지를 썼다. “다른 사람의 기준과 시선에 널 가두지 말고 자신만의 꿈을 꿔.” “앞으로 더 빛날 너의 20대를 응원할게.” 이런 내용이 편지에 담겨 있었다.

“영화야! 이름이 참 예쁘네. 뜻이 궁금해. 우리 교회 청년예배 때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어. 기다릴게” 등 신앙생활을 함께 하자고 초청하는 글도 있었다.

편지를 받아든 학생들은 환한 미소로 답했다. 어떤 학생들은 편지를 가슴에 품고 눈시울을 붉혔다.

강종원군은 “이 세상 어딘가에 내 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며 “과거가 아니라 나의 미래를 바라보고 나 자신에게 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편지로 위로받은 학생 중 197명은 교회에 이름과 연락처를 흔쾌히 적어냈다. 교회가 신앙 상담을 하고 각종 행사에 초대해도 좋다는 표시였다.

정진호 목사는 설교에서 “수능을 잘 준비해 고득점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고 비전을 갖는 것은 더 중요하다”면서 “예수를 믿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삶, 풍성한 삶을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학교 및 가정 문제, 진로 등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말했다.

예배 이후에는 콘서트가 진행됐다. CCM 가수 ‘김상훈 앤 나트륨’, 워십팀 PK가 출연해 CCM 등을 부르며 학생들과 하나가 됐다.

이번 수련회는 대성고 교목실(실장 원광호 목사)이 함께 준비했다. 원광호 목사는 “학생들을 위해 수고해 준 세현교회 목사와 성도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 지역 교회와 함께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