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잡아오기 위해 다메섹으로 가던 중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면서 회심(回心)했습니다. 이후 바울은 로마의 지하 감옥에서 순교할 때까지 30년 동안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심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회심’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회심은 삶의 중심을 모두 예수님께로 향하게 한 ‘중심이동을 위한 회심’이었습니다. 빌립보서 3장 5∼6절에 보면 바울은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며 율법적으로는 바리새인이었습니다. 즉 그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도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바울은 회심 이후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겼습니다. 우리에게도 바울과 같이 삶의 중심을 송두리째 바꾸는 ‘뿌리의 회심’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분명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죄를 짓고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죄를 짓게 만드는 근본 원인인 ‘자기중심성’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아담이 가졌던 죄의 뿌리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고 하나님과 같은 위치에 있으려고 하는 자기중심성 때문에 사람에게 죄가 찾아왔습니다. 자기중심성을 버리지 않으면 진정으로 하나님의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죄의 근본 뿌리까지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뿌리의 회심을 하지 못한 이들은 자기의 유익을 구합니다. 처음 주님의 일을 맡았을 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보다는 자신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자기 유익을 위한 일로 바꿔 버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각자에게 맡겨진 선한 일들을 주님을 위해 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개인의 유익을 위해 하고 계십니까.
예수님의 제자들도 처음부터 십자가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누가복음 5장 8절에 보면 베드로는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나 회심했을 때 조아리며 고백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만을 믿고 살았던 베드로가 처음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예수님께 고백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일차적 회심 후의 베드로는 제자가 되어 예수님과 동고동락했지만 여전히 자기중심성이 남아 있었기에 예수님께 온전히 자신을 내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도망쳤고, 그분을 저주하면서까지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요한복음 21장에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디베랴 바닷가로 가서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을 만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두 번째 회심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물으십니다. 베드로는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라며 올바른 회심의 고백을 합니다. 그는 자기 뜻을 버리고 오직 예수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위해 자신의 삶을 불태우며 살아갑니다.
이제는 내 뜻을 꺾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다는 그 회심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자기중심성을 버린다면 우리도 바울처럼 남은 생애를 주님께 드리며 오직 주님만을 위해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돌아온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우리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민경보 목사(안산 광림교회)
[오늘의 설교] 뿌리의 회심이 필요합니다
입력 2014-11-27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