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에’ 노래로 세계가 하나로 뭉쳤으면… ”

입력 2014-11-26 08:10
이승철이 지난 8월 2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에서 평화송 ‘그날에’를 부르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그는 24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데뷔 30주년 기념 월드투어에 일본 공연을 추진하겠다”며 “도쿄와 오사카에서 할 계획으로 공연이 가능한지 비자 신청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엔원뮤직웍스 제공

지난 9일 이승철(48)은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입국 거부를 당했다. 그전까지 아무 문제없이 일본을 드나들던 그의 머리에 떠오른 단어는 하나였다. 독도. 그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4일 독도에서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평화송 ‘그날에’를 불렀다.

이승철은 24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래의 내용보다 장소에 집착하는 일본의 행동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평화송 ‘그날에’는 독도를 포함해 세계의 화합과 평화를 전하고 있다.

이승철은 “내년 월드투어 일정에 도쿄, 오사카가 포함돼 있는데 공연을 신청하고 ‘그날에’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날에’는 이승철의 2014년 활동을 요약해 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올해 그는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을 벌였다. 이승철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1년 김천소년교도소 재소자 합창단을 지도한 게 계기가 됐다.

“징역 10년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김천소년교도소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주자 절망만 있던 눈빛이 달라졌어요. 지난해 가르친 대안학교 학생들도 음악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깨달았고요.”

지난 3월 만난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는 좀 더 특별했다. 아내가 다니는 교회를 통해 지휘 부탁을 받은 이승철은 그들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다. 그는 “죽음을 무릅쓰고 남한으로 와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한 아이들이었다”며 “1만5000㎞를 자전거로 이동해 탈북한 친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이들과 독도를 찾았고 8월 29일에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자선공연도 같이 열었다. 하버드대 공연 이틀 전엔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홀로 ‘그날에’와 ‘아리랑’을 열창했다.

이승철의 사회참여 활동은 가수 데뷔 30주년인 내년으로 이어진다. 이미 사비를 털어 탈북청년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총 5억원이 들었다. 내년 1월 60분짜리 다큐멘터리 2편이 KBS1을 통해 방송된다. 비무장지대(DMZ)에서 평화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노래 ‘그날에’ 알리기에도 나섰다. 지난달 25일 전주를 시작으로 진행 중인 전국투어의 마지막 곡으로 ‘그날에’를 부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김연아 등과 함께 부르고 싶다는 희망도 전했다. 음원 수익금은 통일기금에 사용하기로 했다.

그는 “가수로서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건 영광”이라며 “이 노래로 세계가 하나로 뭉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