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 크리스 브라운, 저스틴 비버, G 드래곤 등 뮤지션이 즐겨 입는 무대의상의 디자이너. 영국의 전통 있는 남성복 브랜드 ‘매킨토시’가 변신을 꾀하기 위해 선택한 디자이너. 그 주인공은 25일 제10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를 수상한 박종우(30)씨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하티스트 하우스에서 열린 SFDF 수상자 발표 기자간담회 직후 박씨는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팔리는 옷이 아니라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어 팔겠다”고 했다. 그가 만들고 싶은 옷은 고급스러운 펑크 패션이다.
세계적으로 펑크족을 위한 고급 브랜드는 별로 없다. 그런 점에서 그가 2012년 일본에서 론칭한 ‘99%IS-’는 유명 연예인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2012년 일본 공연에 나섰던 레이디 가가가 그의 옷을 보고 반해 구입한 다음 무대의상을 주문하면서 그는 미국과 유럽 패션가에 알려졌다. 2013년부터 2년간 진행한 매킨토시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영국신사와 펑크족의 만남이 콘셉트였다. 그는 세계적인 브랜드 ‘꼼데가르숑’과도 협업했다.
그는 “펑크나 록 문화는 일반인이 흥미 없어 하는 1%의 문화지만 나와 내 친구들에겐 99%”라고 했다. 그가 펑크에 빠진 것은 중학생 때. 이후 펑크와 록 음악을 하는 인디밴드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옷을 만들어 주면서 펑크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 10년 전부터 황금색으로 눈썹을 칠하고 판다곰처럼 눈가에 검정 아이섀도를 두껍게 바르고 다니는 그는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화장을 한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SFDF는 글로벌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계 신진 패션디자이너를 발굴, 지원해 한국 패션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05년부터 제일모직이 진행하고 있는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이다. SFDF 수상자에게는 후원금 10만 달러와 국내외 홍보를 비롯한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이 제공된다. 올해 SFDF는 박씨와 함께 미국 뉴욕컬렉션에서 활동하는 계한희(27·여)씨가 선정됐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인터뷰] “팔리는 옷이 아닌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어 팔 것”
입력 2014-11-26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