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시장을 선점하라” 한·중·일 FTA 삼국지

입력 2014-11-26 02:29

자유무역협정(FTA)을 앞세워 호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중·일 3국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무역업계에서는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한·호주 FTA 국회 비준을 올해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이르면 올해 말, 일본은 내년 초, 중국은 내년 하반기에 각각 호주와 FTA를 발효시킬 예정이다. 문제는 세 국가가 모두 호주의 주요 수입국인데다 주력 수출 상품인 자동차, 가전, 타이어 등이 겹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호주의 올해 1∼9월 수입액 1874억 달러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5%로 1위이고 일본산은 3위(6.8%), 한국산은 7위(4.6%)였다.

여야가 최근 합의한 대로 다음달 2일까지 한·호주 FTA 국회 비준이 끝나면 일본, 중국보다 앞서 연내 발효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호주 FTA는 발효 즉시 관세를 낮추고 그 다음 해 1월 1일부터 1년 단위로 관세를 인하하게 돼 있어 조기 발효가 된다면 호주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일본, 중국 제품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과 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국회 비준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일본은 FTA 발효일에 관세 인하가 일어나고, 또 매년 4월 1일에도 관세가 인하된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자국 국회 비준 절차를 앞당겨 내년 4월 이전에 일·호주 FTA를 발효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경우 내년에만 연달아 두 번의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이 4월 전 호주와의 FTA 발효에 성공하고, 한·호주 FTA 발효가 올해 이뤄지지 못하면 관세 혜택에 있어 한국은 일본보다 9개월 이상 뒤처지게 되는 셈이다.

FTA 타결로 한·일 간 가장 경쟁이 뜨거워지는 분야는 자동차다. 양국이 호주와 체결한 FTA에 따르면 한국산과 일본산 중소형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FTA 발효 즉시 철폐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호주 수출액 가운데 승용차는 19억6000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호주의 자동차 수입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11.2%로 3위이고 일본이 점유율 1위(36.7%)를 지키고 있다.

중국 역시 호주에 PC, 전선, 가구, 의류, 전자제품, 타이어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어 관세 철폐 및 인하 효과를 보게 된다. 무협 관계자는 “호주 시장에서 FTA 효과를 보기 위해선 한·호주 FTA의 연내 발효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