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고3 교실 인문학 강의 어떨까

입력 2014-11-26 02:11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 주최 인문독서아카데미가 수능을 끝낸 고3 수험생들을 찾아갔다.

“여러분이 여기까지 온 건 참 대견한 일이에요. 하고 싶은 걸 다 포기하고 공부에만 매달렸잖아요, 10년 넘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고3 여학생들 앞에 선 인문학자 김경집씨는 먼저 따듯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전 가톨릭대 교수이자 ‘인문학은 밥이다’의 저자인 김씨는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상일여고에서 열린 인문독서아카데미 강사로 초빙돼 ‘인문학은 내게 무엇인가?’를 제목으로 2시간 동안 강연했다.

강의는 학교 측 요청을 받아 남산도서관이 진행했다. 소회의실에서 열렸지만 교내 방송을 통해 고3 교실 전체가 시청했다.

김씨는 “나는 뭐지? 사람들이 왜 그래?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이런 질문들에 답하기 위한 게 인문학”이라며 “한국 사회는 속도와 효율의 시대에서 창조와 혁신, 융합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산도서관 안선향 주무관은 “이렇게 한 차례 강의로 끝나는 게 좀 아쉽다”며 “앞으로는 강의를 요청하는 학교들과 잘 준비해서 3회나 5회 연속강의 형식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문독서아카데미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인문정신 고양을 내걸고 지난 3월부터 전국의 공공도서관, 문화원, 서원 등 60곳과 연계해 벌이는 사업으로 이달 말까지 전국에서 총 1287회 인문학 강의를 개최한다. 직장인과 주부 대상이 많지만, 청소년이나 수험생을 위한 강의도 있다. 특히 수능 이후 한가해진 고3 교실에 인문학 강의가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42개 고교에 77회 인문학 강의를 배치해 호평을 받고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