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주일에만 찬양하리”… 일요일‘만’ 신앙인 풍자노래에 뜨끔

입력 2014-11-26 02:11 수정 2014-11-26 08:55
미국 퍼스트뱁티스트교회 찬양팀이 ‘선데이 크리스천’을 풍자한 찬송을 부르고 있다. 국내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영상에는 한글 자막이 들어가 있다. 유튜브 캡처

‘선데이 크리스천’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일요일 예배만 가고 그 외에는 신앙인으로 살지 않는 ‘무늬만 기독교인’을 말합니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혹은 가족에게 등 떠밀려 교회에 가는 모습을 주위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그게 바로 나일 수도 있죠.

이런 선데이 크리스천을 재치 있게 비꼰 찬양이 기독 네티즌들을 뜨끔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퍼스트뱁티스트교회(First Baptist Church) 찬양팀 영상인데요. 찬양팀 3명은 찬송 여러 곡을 개사한 뒤 절묘하게 버무려 불렀습니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기독교인을 꼬집는 내용입니다.

“주일에만 노래하리라. 오직 주일에만. 찬양하면서 은혜 받은 이 느낌은 월요일이면 다 없어지리라.” “조금 드리네. 조금 드리네. 사랑하는 구주 앞에 조금 드리네.” “미용실 원장이 심혈을 기울인 걸작, 새로 한 내 머리를 경외하네. 내 손을 높이 들고서 눈동자와 ‘깔맞춤’한 손톱을 자랑스럽게 보네.”

원곡 가사는 이렇습니다.

“주의 사랑 노래하리라. 영원토록 노래하리라.” (찬송 ‘주의 사랑 노래하리라’) “주께 드리네. 주께 드리네. 사랑하는 구주 앞에 모두 드리네.” (찬송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주님의 임재 속에 저는 놀라움으로 서 있어요. 저 같은 죄인을 위해, 정결하지 않은 저를 위해 주님이 어떻게 그렇게 절 사랑하실 수 있는지.” (영문 찬송 ‘I Stand Amazed’)

영상은 최근 국내 페이스북 커뮤니티 ‘기독교다모여’에 오른 뒤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조회수가 5만 건이고 1000건 이상 공유됐네요. 기독교다모여는 동영상을 올리며 “주일 아침 예배당에 앉아 아무 의미 없이 손을 들고 할렐루야를 외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라고 질문했습니다.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요즘 교회 안에서 익숙하게 벌어지는 모습을 날카롭게 담아냈네요. 저부터 반성합니다.” “개사 찬양이 웃긴데 마냥 깔깔대고 웃을 수 없네요. 내 삶, 그리고 내 예배는 어땠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주일에만 기독교인인 게 문제입니다. 인생 자체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이 영상은 ‘잘못된 예배(Wrong Worship)’란 제목으로 2011년쯤 유튜브에 처음 공개된 것입니다. 당시에도 64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몇 년 전 영상이 다시 회자되고 공감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전히 무늬만 기독교인이 많기 때문은 아닐까요?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