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수능본부장의 시인 “영어 25번 문항 명백한 실수”

입력 2014-11-26 02:56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이 올해 복수정답 처리된 영어 25번 문항과 관련해 “명백한 실수”라고 밝혔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은 “난도를 높이다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조용기 수능본부장은 25일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2014·2015학년도 수능 출제오류 경과와 대응계획’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본부장은 영어 25번 오류에 대해 “영어영역은 기출 문제가 다른 영역보다 수십 배 많다”며 “기출 문제와 다른 문항을 출제하기 위해 다수의 문항을 개발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쌓인 출제진의 피로도가 단순 실수를 방지하는 데 장애가 된 것 같다”고 문항 개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의 오류는 난도를 무리하게 높이면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주로 의·치대 등을 지망하는 상위권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이어서 변별력을 높일 문항의 필요성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것이다.

성적 재산출이란 초유의 사태를 빚은 지난해 세계지리 오류에 대해선 사실관계 변화와 교과서 내용을 검증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조 본부장은 “세계지리 등 사회현상을 탐구하는 과목의 교과서는 변화하는 현실을 즉시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과목 특성을 고려해 교과서 내용을 재검증하는 작업이 출제·검토 과정에서 철저하게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수능과 EBS 연계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번 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한 두 문항이 모두 EBS 연계 문항이었다. 조왕호 대일고 교사는 “EBS 연계 정책으로 EBS 교재가 사실상 고3 교과서가 됐다”며 “EBS 연계 출제가 이해력,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등을 제고하려는 수능 취지나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