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헤이글(68) 미국 국방장관이 사임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헤이글 장관의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11·4 중간선거 패배 이후 오바마 정부 외교안보팀의 교체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 대외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오바마 외교안보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중간선거 패배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으며 선거 이후 내각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향후 몇 년간은 새로운 (정책의) 초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경질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그의 측근들은 헤이글 장관이 4년간 직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해 사실상 경질로 워싱턴 정가는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2013년 2월 임명됐다.
현 오바마 행정부 각료 가운데 유일하게 공화당 출신인 헤이글 장관은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 등을 놓고 백악관 국가안보팀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헤이글 장관은 회의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를 대신해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국방부의 의견을 설명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신(新)냉전으로 치닫는 유럽,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확산 등 잇따른 위기 속에서 헤이글 장관이 이끄는 외교안보팀이 충분한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NYT는 헤이글 장관의 후임으로 미셸 플러노이(54·여) 전 국방차관과 잭 리드(65) 민주당 상원의원, 애쉬튼 카터(60) 전 부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이미 국방 분야에서 최고위직을 지낸 여성 인사로 헤이글 장관 지명 이전에 첫 여성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헤이글 장관의 사임에 따라 미국의 중동 정책을 포함한 대외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는 유약한 대외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위를 떨어뜨렸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헤이글 美 국방장관 전격 사임… IS 대응 실패 책임
입력 2014-11-25 0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