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이 결국 복수정답으로 판정됐다. 수능에서 한 해에 문항 오류 두 건이 발생하기는 처음이다. 난이도 조절 실패로 ‘물수능’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두 문항이나 복수정답으로 인정돼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입시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생명과학Ⅱ 응시자 중 3200∼4200명의 수능 등급이 상승하고, 1700∼6000명이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영어의 경우 등급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표준점수와 백분위 변동으로 정시에서는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4일 수능 정답을 확정해 발표했다. 평가원은 지난 13일 수능 정답(가안)을 발표한 뒤 닷새간 이의신청을 받았다. 지난 17일 오후 6시까지 평가원 홈페이지에 1338건이 접수됐다. 이 중 문제 및 정답과 관련 없는 의견 개진 등을 뺀 심사 대상은 131개 문항에 1105건이었다. 평가원은 학회 자문 등을 거쳐 129개 문항은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
도표 설명 문항인 영어 25번은 ④번 외에 ⑤번도 정답으로 인정됐다. 평가원은 “퍼센트는 백분율을 나타내고, 퍼센트 포인트는 백분율 간 차이를 나타내므로 퍼센트라고만 표현한 ⑤번도 주어진 그래프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Ⅱ 8번도 당초 정답인 ④번 외에 ②번이 정답 처리됐다. 평가원은 “표현상의 문제로 인해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기’ 선택지 중 ‘ㄱ’과 ‘ㄴ’을 모두 참으로 하거나(④번), ‘ㄴ’만 참으로(②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명과학Ⅱ 8번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 과정과 관련해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문항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정답을 맞힌 수험생과 복수정답으로 구제된 수험생 간에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수능은 상대평가여서 영어 25번의 ⑤번과 생명과학Ⅱ 8번의 ②번을 택했던 수험생은 정답 처리를 통해 표준점수·백분위 등이 가채점 결과보다 오른다. 반면 나머지 수험생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한편 김성훈 평가원장은 출제 오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평가원장이 출제 오류로 사퇴하기는 2004학년도, 2008학년도 이후 세 번째다. 교육부는 다음 달 ‘수능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가칭)를 구성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대입 대혼란… 사상 초유 복수정답
입력 2014-11-25 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