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처럼 조용하고 편안… 명성은 살아 있었다

입력 2014-11-26 02:33

제주도에서 도요타의 신형 캠리 2.5 가솔린 모델과 2.5 하이브리드 모델 두 대를 번갈아 시승했다. 각각 80㎞씩 기자 세 명이 교대로 운전하는 방식이었다. ‘All New Smart 캠리’라고 이름 붙은 신형 캠리는 2년 전 출시돼 한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7세대 캠리에서 2000개가 넘는 부품을 바꾸거나 재설계한 변경 모델이다. 제주에서 만난 도요타의 나카호 토시히로 엔지니어는 “정숙성과 승차감은 역대 캠리 중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전 먼저 가솔린 모델에 올라 시동버튼을 눌렀다. 소음측정기로 측정하니 50데시빌(㏈)이 나왔다. 주행 중 측정값은 70㏈ 수준이었다. 50㏈은 조용한 사무실 수준이고, 70㏈은 시끄러운 사무실 수준이다. 동승자들과 대화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고, 주행 중 소음 때문에 거슬리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물론 정숙성은 캠리 만의 특징이 아니다. 신형차들은 대부분 정숙하다. 한국 소비자들이 소음에 특히 민감하다는 사실이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에 잘 알려진 상태다.

승차감은 안정적이었다. 저속 주행과 고속 주행, 곡선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반면 폭발적인 가속력은 느끼기 힘들었다. 조용히 움직이고, 브레이크를 잡으면 부드럽게 섰다. 캠리는 스포츠카나 대형고급세단이 아닌 패밀리카다.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편안함, 잔고장이 없는 내구성으로 1982년 첫 모델이 나온 이후 전 세계적으로 1730만대가 팔렸다. 신형 캠리도 이런 전통적인 캠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시승했던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 승차감 가속력 등이 가솔린 모델보다 조금씩 우월했다. 2.5 가솔린 모델은 3390만원, 2.5 하이브리드 모델은 4300만원이다. 910만원의 가격 차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 도요타 사장은 ‘하이브리드가 더 우수한 느낌이다. 판매 목표 비율이 하이브리드 70%, 가솔린 30%인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제주=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