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4일 서울 강서구 까치산로 강남교회에서 제63회기 정기총회를 열고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황용대 목사를 신임 회장에 선출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차기 총무에는 현 총무 김영주 목사를 선임했다. 다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 측 총대들이 총무 선거 직전 총회장을 떠나며 에큐메니컬 연합 기관의 위상에 흠집이 남게 됐다.
오후 안건처리 직전에 열린 총무 선임은 시작부터 예장통합과 다른 교단들 사이의 논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먼저 문제가 된 부분은 총무 선임 방식이었다. 한국구세군의 한 총대는 “실행위원회에서 제청한 김 목사를 NCCK의 전통에 따라 박수로 추대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총대 다수는 동의와 제청을 표했다. 그러나 예장통합 측의 한 총대는 “헌장 실행세칙을 보면 ‘총무 선거’라는 조항이 있다”며 “실행위에서 제청된 사람을 그대로 받는 게 아니라 선거 절차를 거쳐 총회에서 뽑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투표 방법을 두고도 예장통합과 다른 교단들의 생각이 엇갈렸다. 예장통합 이홍정 사무총장은 “총무 경선과정이 법 정신대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며 “정당성을 가지고 협력해 나갈 테니,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기독교대한감리회의 한 총대는 “NCCK 90년 역사상 총회 인준을 투표로 한 적이 있느냐. 투표로 하는 게 옳은지 (거수로 하는 게 좋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물었다.
예장통합을 비판하는 소리가 커지자 결국 대다수 예장통합 총대들은 총회장을 떠났다. 정영택 총회장은 “우리가 무리하게 상처를 준 것 같고 우리도 그 이상의 상처를 입었다”며 “총무 선임 투표에 몽니를 부릴 일 없으니 그냥 조용히 물러가겠다. 잘 처리해 달라”며 총회장을 떠났다.
예장통합 없이 이뤄진 총무 선임 투표에서는 총 146명이 투표, 찬성 116명 반대 27명 기권 3명으로 김 목사가 총무 연임에 성공했다.
이어 열린 임원 선출에서는 황 목사를 회장으로 각 회원 교단 총회장을 부회장으로 뽑았다. 황 목사는 “총무 선출 과정 자체가 광야였다. NCCK가 흔들렸다”면서도 “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게 주님께서 지혜와 능력을 주실 줄 믿는다”고 취임 감사기도를 올렸다.
안건처리에서는 ‘헌장개정안’이 통과됐다. NCCK는 헌장개정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여성위원회로 바꾸고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여성위원회는 교회 내 성차별에 대처하고 성평등 정책을 추진한다. 또 여성성직과 직제에 대한 연구도 강화하기로 했다.
63회기 총회 선언문도 채택됐다. NCCK는 선언문에서 ‘하나님의 영을 따라 광야로 가 스스로를 변혁하겠다’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기 위해 사회의 정의를 위해 일하고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 NCCK 제63회기 총회 선언문은 인터넷 미션라이프(missionlife.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NCCK 제63회기 정기총회… 회장 황용대, 총무 김영주 목사
입력 2014-11-25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