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에 ‘한지 사진’ 선물한 황용운 지숨 대표 “세계 사진인쇄 시장 10% 점유가 목표”

입력 2014-11-25 03:21
황용운 지숨 대표가 24일 지숨갤러리에서 자신이 찍어 한지에 인쇄한 사진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전북 전주에서 작은 선물을 받고 환하게 웃었다. 액자에 담긴 사진 한 장이었다. 그 속에는 박 대통령이 3년 전 대통령 후보 시절 어느 행사장에서 찍힌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매끄럽지 않은 사진을 만져보던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 질감이 독특하다”고 인사했다.

이날 박 대통령에게 사진을 선물한 사람은 ‘지숨’의 황용운(56) 대표였다. ‘종이가 숨 쉰다’는 뜻의 ‘지숨’은 전통한지에 어떠한 첨가물도 섞지 않고 사진을 인쇄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벤처기업. 황 대표는 이날 전주에서 열린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전북지역 6개 우수 기업의 하나로 초청받아 전시 부스를 차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들 기업의 전시물을 둘러보며 특히 ‘지숨’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황 대표에게 “어떻게 한지에 인화가 가능하냐” “시장 가능성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 대표가 “한지에 물이나 잉크가 닿으면 번지지만 최첨단 디지털 방식을 도입해 인쇄에 성공했다. 세계 사진인쇄 시장의 10% 점유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수반 속에 담긴 사진을 직접 만져보며 “반응이 좋을 것 같다. 세계시장에 나가 한지문화를 꽃피워주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지숨’은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목사(전주함께하는교회)이자 사진작가인 황 대표는 3년여의 노력 끝에 ‘한지 포토’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천 년이 지나도 숨과 결이 느껴지는 한지에 울퉁불퉁한 주름이 살아 있게 사진이 입혀지자 거칠지만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평이 이어졌다.

전주시 태조로 경기전 앞에서 운영 중인 ‘지숨갤러리’는 한옥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서울에 이어 뉴욕과 베이징, 홍콩 등에서 가진 전시회의 반응도 뜨거웠다. 예술성과 상업성이 돋보인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매출액도 첫 해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 3·1절과 광복절 때는 한지 태극기를 만들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문화상품 개발을 위해 디자인 사무실도 운영 중이다

황 대표는 “한지문화의 부흥과 한지산업의 세계화가 우리의 꿈”이라며 “닥나무를 많이 심어 농촌에 활기가 생기고 한지 기술자가 양산되고 유통 분야와 함께 문화산업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넘친다”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