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오 목사 “强小교회 운동으로 제2 사역 시작”

입력 2014-11-25 02:22
박순오 목사가 24일 서울 동작구 동광교회에서 열린 ㈔나눔과 기쁨 상임대표 취임예배 및 ‘강소교회운동’ 출정식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들로부터 안수기도를 받고 있다.

정년을 5년이나 남기고 지난달 은퇴해 화제를 모았던 박순오(65) 대구서현교회 목사. 3000여명이 출석하는 대구서현교회를 홀연히 떠난 그가 이번에는 사회봉사단체 수장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박 목사는 24일 서울 동작구 동광교회(김희태 목사)에서 ㈔나눔과 기쁨(이사장 서경석 목사) 상임대표 취임예배와 ‘강소(强小·작지만 강한)교회운동’ 출정식을 열고 본격 사역에 들어갔다. 한국교회의 성장은 개교회주의가 아니라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소외 이웃을 섬기는 교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지론에 따른 행보다.

“3년 더 섬기면 원로목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회를 좀 더 젊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은퇴를 선언하니 교인들도 호응했습니다. 장로님과 권사님, 안수집사님들도 시무정년을 앞당기면서 몸담았던 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마음이 가볍습니다.”

새 사역지로 떠나는 데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든 교인들이 눈물로 말렸다. 하지만 그의 결심은 막지 못했다.

박 목사는 이날 예배 전 가진 인터뷰에서 “비록 대구서현교회의 담임목사직은 내려놓더라도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한 사마리아인 사역의 끈은 결코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10주년이 된 나눔과 기쁨은 목회자 4000명 등 5300여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예수님처럼 살자’는 마음으로 무상급식, 의료봉사, 발마사지 등으로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 부산 대전 광주 등 215개 지부를 두고 있다.

박 목사는 ‘강소교회운동’을 활발히 벌이겠다고 밝혔다. 매년 100개 교회를 선정해 매월 일정액을 후원하고 반찬나누기 운동을 함께 벌인다. 선정된 교회 목회자에게 영성훈련(설교클리닉) 및 목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전도특공대를 조직해 전도활동을 지원한다. 박 목사는 이를 위해 사재 1000만원을 출연했고 중대형교회와 연계해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작은 관심이 있으면 이웃의 아픔을 닦아줄 수 있습니다. ‘나눔과 기쁨’은 예수사랑이 넘쳐나는 행복한 마을을 꿈꾸는 작은 교회를 지원하겠습니다. 내년엔 200개 작은 교회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0여명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이날 박 목사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했다. 이종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상임대표, 길자연 총신대 총장, 안명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전 총회장, 임성택 그리스도대 전 총장 등도 참석해 소외 이웃을 위해 살겠다는 박 목사의 앞길에 축하인사를 건넸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총신대 신학대학원,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등에서 수학한 박 목사는 뉴욕에서 12년간 목회를 한 뒤 1997년 12월부터 17년간 대구서현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재임기간 도시락배달 사역 등을 통해 소외 이웃을 섬기는데 앞장섰다(1544-9509·joyofsharing.org).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