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태양광 해뜬다… 2014년 신규 시설 40% 늘어 사상최대

입력 2014-11-25 02:37

국내 태양광발전 신규 설치가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내수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년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개인과 주택을 중심으로 태양광발전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4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태양광 신규 설치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40% 늘어난 600∼650㎿를 기록할 전망이다. 태양광 신규 설치는 2006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 2008년 275.7㎿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수요 부족으로 급속히 후퇴했다.

정부가 2012년 발전사에 신재생의무발전량을 할당하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를 도입하면서 태양광 시장은 급속히 살아났다. RPS는 500㎿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공급의무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공사나 대기업이 보유한 화력발전 등에서 전력을 공급할 때 일정양은 신재생에너지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2012년 전체 공급량의 2%로 정해졌고, 정부는 2024년까지 의무 공급량을 1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전사업자는 직접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하거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했다는 증명서인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다른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자에게 구매해서 2%를 채워야 한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RPS 제도 덕분에 2216개의 신규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됐다.

여기에다 태양광 사업이 수익사업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가 크게 늘어났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설치가 수익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올해 새로운 수익사업이나 노후 대비용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경상도, 전라도 등 일사량이 좋고 비교적 유휴부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개인이 대출을 받거나 은퇴자금을 투자해 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세우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태양광발전시설을 지은 개인의 경우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는 한전 등에 팔고, 전기 생산을 통해 얻은 인증서인 REC는 발전자회사에 팔 수 있어 다른 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태양광 시장은 후끈 달아올랐지만 내년에는 태양광 시장이 다시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가 급증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대다수의 발전사업자들이 RPS 의무할당량인 2%를 거의 다 채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년 소규모 태양광발전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REC 가중치를 조정해 소규모 태양광발전 수익이 더 올라가게 된다. 또 올해부터 주택을 대상으로 한 태양광발전 대여사업이 본격 시작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정수기를 렌털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쉽게 태양광 시설을 대여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부가 홍보를 강화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단독주택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개인도 크게 늘고 있다.

지자체의 신재생에너지 우대 정책도 태양광 시장에는 긍정적이다. 서울시는 올해 베란다 등에 설치할 수 있는 미니 태양광을 8000가구에 보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4만 가구에 보급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큐셀 관계자는 “태양광 설치사업은 개인과 주택을 중심으로 당분간 견고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업계에서도 시장변화에 발맞춰 태양광 설비 유지 보수를 위한 전담부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