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마친 최룡해, 北 외교 비상구 마련

입력 2014-11-25 03:39

‘김정은 특사’ 최룡해(사진) 북한 노동당 비서가 러시아 방문을 마무리하고 24일 오전 평양에 도착했다. 최 비서의 방문은 내년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여 북·중 관계에 국한됐던 북한의 외교노선을 러시아로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에 양국이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최고위급’을 포함한 접촉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김 제1비서 입장에서는 집권 후 첫 외국 정상과 회담을 실시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북한이 러시아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성과도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이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에 동의했다”거나 “(영변 핵시설 재가동 준비를 한다는 보도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북한을 두둔했다. 물론 “국제사회로부터도 고립된 두 나라가 ‘반(反)서방 왕따 연대’를 구성했다”는 혹평도 존재한다.

양측은 군사·경제 분야의 협력 강화도 논의했다. 노광철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19일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과 회담했고, 같은 날 이광근 대외경제성 부상이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을 만났다.

김 제1비서가 최 비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하며 구소련 시절의 동맹 관계 복원 의지를 내비친 것도 북한으로서는 ‘수익’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제1비서는 ‘북한이 러시아와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적극적인 대북 경제지원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북·러가 반(反)서방, 반미 동맹을 체결하면 동북아 안보에 지각변동을 불러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