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경단녀는 없다” 인간 중심 ‘가족친화 경영’ 주목

입력 2014-11-25 03:07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동에서 복직 훈련을 마친 뒤 가족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해 김선희 이주연 배성혜 부사무장. 아시아나항공 제공

승무원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성 네 명이 지난 19일 서울시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동에 모였다. 이들은 출산·육아로 3년 이상 휴직한 직원들이었다. 이른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으로 가는 문턱의 승무원들이었지만 다시 회사로 돌아와 ‘워킹맘’이 되기 위한 복직훈련을 받고 20일부터 비행에 투입됐다.

복직훈련을 마친 김선희(36) 부사무장은 “회사가 산전·출산·육아 휴직을 잘 보장해주고 있고, 복직하는 승무원들에 대한 기업 문화나 제도가 잘돼 있어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선해(33) 부사무장은 “육아와 복직을 두고 고민하던 중, 휴직을 경험한 선배들의 조언이 컸다. 회사도 권유해 복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승무원이라는 직업 특성도 육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배성혜(35) 부사무장은 “매일 출퇴근하는 워킹맘과는 다르게 비행이 없는 날은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부사무장도 “승무원은 직업 특성상 야근이 없고,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근무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감했다.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승무원들이지만 이들에게도 복직에 대한 두려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주연(39) 부사무장은 “3년4개월 동안 휴직을 한 사이에 안전정책 및 서비스 절차가 강화됐다. 변화에 적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임직원 1만여명 중에서 여직원은 5500여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4일 “여성인력에 대한 배려로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해 일과 가정을 어려움 없이 양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간중심 경영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방침에 따라 다양한 가족친화 정책들을 시행 중이다. 지난 17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주 금요일은 ‘패밀리 데이’로 지정해 임직원들이 주말을 가족들과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오후 5시 정각에 퇴근하도록 하고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