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으로 갔다는 실망감이 일본 내 혐한 정서의 확산 불렀다”

입력 2014-11-25 03:15
일본의 지한파 학자 오구라 기조(小倉紀藏) 교토대 교수가 일본의 혐한(嫌韓) 정서를 분석하며 ‘강화된 한·중 관계’를 원인으로 꼽았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한국이 중국 쪽으로 가버렸다는 실망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서울대 일본연구소가 24일 주최한 일본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오구라 교수는 ‘일본의 혐한파, 무엇을 주장하는가’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한류 붐이 일던 2002년은 ‘한국을 알자’, 2003∼2010년은 ‘한국을 배우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이런 정서는 사그라졌고 2012년부터 올해까지 혐한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일본인이 ‘한국이 모든 것을 가져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이 일본의 기술, 자본, 경영방식을 가져다 자국 기업에 더 좋게 접목해 일본 기업을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2년 독도 방문은 일본인들에게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외교는 한국이 일본을 버리고 중국으로 가려 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본 내 혐한이 유행하는 이유는 결국 재미”라며 “지한파도 한국을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