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시장 자율과 창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의 틀을 바꾸자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24일 오전 주례임원회의에서 “감독 당국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훈계하고 개입하는 ‘담임선생님’ 같은 역할을 하기보다 자율과 창의의 관점에서 시장자율을 존중하고 촉진해야 한다”며 “금융감독 프레임에 대한 큰 틀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9일 취임사에서 “금융감독의 틀을 불신의 기조에서 상호 신뢰의 기조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한 것과 맥을 같이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진 원장은 또 ‘호수 위의 백조’를 언급하며 금감원 직원들에게 화려함보다는 치열함을 주문했다. 그는 “백조가 외관상으로는 평온하고 조용하면서도 물 밑에서는 치열한 노력을 기울인다”며 “금감원도 호수 위의 백조처럼 내부적으로는 치열하게 노력하되 시장에서는 조용하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해 신뢰받는 감독 당국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기보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내실을 다지라는 경고다. 진 원장은 “본연의 기능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당부한다”며 “금융·보험사기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엄정 대처해 달라”고 강조했다.
향후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업무스타일 변화도 예고했다. 진 원장은 “열린 감독을 위해서는 시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며 “조직 운용 및 업무 전반에 걸쳐 부단한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진 원장이 규제 위주의 감독에서 탈피하라고 강조하면서 시장의 기대치도 크다. 다만 시장과의 소통이 ‘용두사미’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통에 능한 분이라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원장 개인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금융사들과 소통을 늘리는 것”이라며 “금융사들을 많이 만나면서 감독 당국만의 소통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진웅섭 금감원장 “담임선생님 역할안해… 시장 자율·창의 존중”
입력 2014-11-25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