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사상 첫 大選

입력 2014-11-24 04:21
‘아랍의 봄’이 시작됐던 튀니지에서 민주화 과정의 진전을 알리는 역사적인 대통령 선거가 23일(현지시간) 전국 1만1000개 투표소(유권자 528만명)에서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2011년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78) 전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시행되는 첫 대선이자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자유경선이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튀니지가 독립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 대통령은 30년간 장기 집권한 하비브 부르기바 전 대통령과 1987년 무혈 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뒤 역시 독재를 해온 벤 알리 두 명뿐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 탓에 이번 대선이 튀니지 민주화 과정의 중요한 이정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 27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은 세속주의 구정권과 이슬람주의 세력 간의 대결로 압축된다. 세속주의 성향의 니다투니스(튀니지당) 지도자 베지 카이드 에셉시(87)와 이슬람주의 세력의 지지를 받는 민권운동가 출신의 몬세프 마르주키(69)가 1,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한 달 앞서 치러진 총선에서는 니다투니스가 전체 217개 의석 중 85석(39%)을 확보해 제1당이 됐다.

투표 잠정결과는 이르면 24일 발표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상대로 다음 달 28일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은 에셉시의 지지율이 32%인 점을 감안하면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