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형 공공주택 1호 ‘이음채’ 집들이

입력 2014-11-24 03:13
서울 강서구 가양동 주차장 부지에 들어선 전국 1호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 ‘이음채’ 전경(왼쪽 사진). 박원순 서울시장(둘째 줄 왼쪽 여섯 번째)과 ‘이음채’ 입주자들이 23일 집들이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강서구 가양동 시 소유 주차장 부지에 들어선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 ‘이음채’ 입주자들이 23일 뜻 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시공사인 SH공사 관계자 등을 초대해 집들이를 연 것이다.

이음채는 박 시장이 민선5기 공약으로 내걸었던 임대주택 8만호 공급 계획의 하나로 지난 8월 완공된 ‘국내 1호’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이다. 완공 후 입주자를 선정하는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뜻이 맞는 입주자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계획·시공 단계는 물론 이름, 디자인 선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음채라는 이름도 입주자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다’는 의미를 담아 직접 지었다.

이음채는 지하 1층∼지상 6층(총 면적 2588㎡), 24가구(전용면적 49㎡) 규모다. 서울시는 ‘육아’에 방점을 둬 3세 미만 자녀를 둔 무주택 24가구를 조합원으로 선정했다.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각각의 주거 공간 외에 공동 육아용 보육시설 ‘이음 채움’도 함께 만들었다. 출입구에 동물 디자인을 입히는 등 아이들의 정서를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주택 및 보육시설 관리 등 공동체 운영은 입주자들이 자율적으로 하게 된다.

시는 공동육아를 통해 입주자 간 연대가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주거 공동체가 형성되고 인근 지역 주민과도 육아를 매개로 교류하면서 공공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음채의 임대보증금은 1억500만원, 월 임대료는 3만원이다. 2년마다 재계약하며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이 주택은 2012년 10월 24가구 모집에 231가구가 몰려 9.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변의 공사반대 민원, 개인 사정 등으로 조합원이 절반가량 이탈해 추가 모집해야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난 8월 완공됐다. 이어 9월에는 조합설립신고를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20가구가 둥지를 틀었고 다음 달 초까지 나머지 4가구도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날 집들이에서는 박 시장이 공동 보육시설인 ‘이음 채움’ 명패를 직접 붓글씨로 써서 선물했고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의 방향 등에 관해 입주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박 시장은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이 전세난 등 서울의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가겠다”고 밝혔다.

시는 중구 만리동에 예술인 협동조합, 서대문구 홍은동에 청년 협동조합, 청년 봉제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협동조합 공공주택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