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데이 마케팅’ 불편한 진실들

입력 2014-11-24 02:56
최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조위필 한우협회 부회장과 이관이 롯데마트 신선식품부문장이 모델들과 다양한 부위의 한우를 선보이고 있다.

3월 3일은 삼겹살데이, 3월 7일은 삼치·참치데이로 명명되고 있다. 또 5월 2일은 오리데이로 8월 8일은 포도데이, 9월 9일은 구구데이, 11월 1일은 한우데이라 불려지며 마치 기념일처럼 소위 챙겨야 하는 날이 돼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념일들은 알고 보면 대형마트들이 만들어 낸 것으로 사시사철 진행된다. 기념일 미끼상품을 이용한 대형마트의 상술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 한우데이를 맞아 이마트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우 1등급 등심을 100g당 3990원에 판매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10원 더 낮춰 11월 2일까지 한우 1등급 등심 가격을 100g당 3980원에 판매하는 등 10원 경쟁까지 벌였다. 홈플러스도 한우 전 품목을 40%이상 할인 판매로 맞불을 놓았다.

이처럼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대형마트들의 이벤트 경쟁은 치열하다. 실제 ‘데이’ 마케팅 효과도 기대이상의 매출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데이 행사 경쟁이 한층 가열될 조짐이다. 롯데마트는 한우 데이 행사 기간 동안 ‘한우 등심’ 매출이 평소보다 51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마트 역시 이틀동안 120억원의 사상최대 매출을 올렸다.

이외 대형마트의 빼빼로데이에 주로 팔리는 ‘막대형 과자’의 3년간 평균 매출 신장률이 평소보다 8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밸런타인데이의 ‘초콜릿’과 화이트 데이의 ‘캔디’는 각각 10배(919.1%), 8배(720.5%) 가량 매출이 늘었다.

유통업체들이 10원 전쟁을 벌이면서까지 매달 데이 행사를 벌이는 속내는 따로 있다. 바로 이런 기념일을 미끼로 할인 행사를 하는 것처럼 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물건을 구매하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대형마트들은 반값 할인 행사를 위해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해 중간 마진을 남기지 않거나 어떤 때는 손해를 봐가면서 팔기도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의 반값 할인 광고를 보고 갔다가 해당 상품이 조기 품절돼 허탕을 치거나 다른 상품을 사가지고 돌아오게 된다. 즉 한우를 반값에 팔아도 술 야채 등이 훨씬 많이 팔리기 때문에 더 많이 남는 장사인 셈이다. 이 때문에 행사 물량은 부족한데 광고만 크게 떠들어서 손님몰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반값 할인 행사 같은 일회성 행사는 물량이 당연히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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